관중석에서도 쫓겨난 황선홍…한국 꺾은 신태용 감독 보인 행동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한국과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리한 직후 보인 반응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인도네시아와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며 아시안컵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패배로 한국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도 무산돼 충격을 안겼다.

특히 이날 한국은 부진한 경기력으로 졸전을 벌인 끝에 이영준과 황선홍 감독마저 경기장에서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았다.

승부차기에서 12번째 키커까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이강희의 실축으로 10-11을 기록하며 패배했다. 인도네시아의 승리가 확정되자 신태용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코치진과 기쁨을 나눈 신태용 감독은 덤덤한 표정으로 한국 선수단에 먼저 다가갔다.

기쁜 내색을 감춘 신 감독은 지친 한국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고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황 감독의 부재를 배려한 듯한 모습이었다.

신 감독은 한국 선수들을 한 명씩 위로한 뒤에야 인도네시아 선수들과 승리를 만끽했다. 이후 신 감독은 경기장을 돌며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인도네시아 관중석에서는 "신태용 사랑해요!",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이 들려오기도 했다.

신 감독은 경기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마음 한편으로 너무 착잡하고 무겁다. 한국 팬들에게 죄송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폐를 끼진 것 같다"면서도 "너무 미워하지 말고 인도네시아에서 국위선양을 하고 있으니 응원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꿈을 묻는 말에는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답해 놀라움을 안겼다.

한편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사상 처음으로 U-23 아시안컵 4강에 진출하게 된 인도네시아는 오는 29일 오후 11시, 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경기의 승자와 대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