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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100골 손흥민에게 '아시아인 최초'라는 타이틀이 오히려 과소평가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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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골 클럽에 가입하면서 ‘아시아인 최초’라는 표현이 조명받고 있다. 손흥민의 260경기 출장, 100골, 50도움주기, 해트트릭 3회, 골든부트 수상은 각 부문 아시아 선수 최초의 성취다.

100골 가운데 페널티킥 골은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필드 플레이 중 나와, 그의 득점 행진은 계속될 것 같다. 양발을 고루 사용하고, 브라이턴전에서 생산한 100번째 골 때 선보인 ‘발등 말아차기’는 경지에 올랐다. 슈팅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회전량으로 대각선으로 휘어들어가게 하는 그의 전매특허 기술은 탄탄한 기본기와 끊임없는 노력을 방증한다. 손흥민은 이와 관련해 “모든 아시아 선수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 바란다”고 했는데, 한국뿐 아니라 일본이나 이란, 오스트레일리아 등 아시아축구연맹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손흥민의 활약을 아시아인 최초라는 수식어로 한정 지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진입 장벽이 워낙 높고, ‘최고 중의 최고’가 뛰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리그 취업비자를 받으려면 국가대표 주전 선수로 활약한 최근 경력이 필요하고,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대표팀의 피파 랭킹이나 대륙별 축구 수준 등을 반영해 만든 평가표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얻어야 한다. 손흥민은 이 과정을 거친 세계 최강의 수비수를 상대로 지난 시즌 득점왕, 올 시즌 100골 고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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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수들의 성공을 아시아 최초라고 표현하는 사례는 야구나 골프, 수영 등 다른 종목에도 있다. 신체적 조건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여겨지는 유럽이나 미국 선수를 의식해서 말하는 것이다. 손흥민은 이런 기성의 관념을 깨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왼발과 오른발로 40골 이상씩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과 팀 동료인 해리 케인 둘뿐이다. 손흥민의 100골, 50도움주기 합산 가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프리미어리그 성적(103골, 37도움주기)을 넘어선다. ‘세계 최고 선수 중 하나’ ‘슈퍼스타’ 등으로 불릴 만하다. 손흥민의 리그 100골은 유럽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이 토로하는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편견을 뒤집을 수 있는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아시아인 최초라는 한계에 가둘 수 없는 손흥민의 질주에 팬들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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