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23학번 여학생이 ‘임신시키고 버린 놈’을 저격하는 글을 학생전용 커뮤니티에 올렸다. 일부 학우의 ‘주작(지어낸 말) 아니냐’는 반응에 두 줄이 나온 임신테스트기 사진까지 올려 학교가 소란스럽다고 한다.

 9일 저녁 연대 새내기 여학생 A씨는 익명으로 처리되는 연세대 에브리타임 새내기게시판에 한 남학생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남학생의 학번과 학과, 성(姓)을 공개하면서 “XX아 그냥 니 X대로 살아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지어낸 말이라는 반응에 A씨는 10일 임신테스트기 사진을 추가로 올리며 “그XX 신상 털거다”라면서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학우들의 반응은 갈렸다. 일부 학우는 A씨의 격분한 상태를 염려하면서 해당 남학생을 찾아내기도 했다.

 실제, 한 학우는 A씨를 남학생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았다면서 “인스타 이름 내리고 아이디 바꿨다”면서 상황을 댓글로 공유했다.

또 다른 학우는 ‘세로드립’ 방식으로 댓글을 달아 남학생의 이름을 알려주기도 했다. 세로드립은 문단이 나눠진 글에서 각 문단의 첫 글자만 따 읽으면 하나의 글이 만들어지는 형태다.

 A씨에게 일정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학우들도 있다. 이들은 “함께 쾌락을 즐긴 거 아니냐”면서 “임신했다고 해서 A씨의 책임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A씨 글에는 성관계를 하게 된 과정이나 성관계 시 피임기구 사용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은 적혀있지 않다.

 또한, 남학생이 A씨의 임신은 알고 있는지 알고 난 후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등도 알 수 없어 현재로서 한쪽만 일방적으로 비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만약 남학생이 A씨에게 과하게 술을 마시게 했거나 관계 중 몰래 피임기구를 뺐다면 비난은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캐나다는 성관계 시 상대 몰래 피임기구를 빼는 ‘스텔싱’ 행위에 대해 성폭행으로 인정하고 있다.

 국내는 2021년 소병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스텔싱 처벌법’을 발의했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