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맨쇼' 김하성 15G 연속 안타+멀티출루+3도루, 팀 4연패에 빛바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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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공수주 맹활약을 펼쳤지만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김하성은 10일(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 경기에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3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88을 유지했다.
1회부터 김하성의 발야구가 빛났다. 1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시애틀 선발 투수 에머슨 핸콕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1루에 나간 김하성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타석에서 과감하게 2루를 훔쳐 시즌 25호 도루에 성공했다.
2루 도루는 시작에 불과했다. 타티스 주니어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후안 소토의 타석에서 김하성은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핸콕의 허를 찌르며 3루도 훔쳤다. 포수가 3루 송구를 시도조차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타이밍을 뺏은 도루였다.
김하성의 발야구는 선취점으로 연결됐다. 소토가 빗맞은 투수 앞 땅볼 타구를 만들었지만 어느새 김하성이 홈으로 달려들어왔고 핸콕은 홈 승부 대신 1루에서 타자 주자를 잡는 쪽을 선택했다. 볼넷부터 2연속 도루와 득점까지 온전히 김하성의 주루플레이가 빛났다.
2회 말에는 김하성의 수비가 빛났다. 시애틀 선두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투수 옆을 스쳐가는 빗맞은 타구를 때리자 김하성은 재빠르게 달려나와 불안정한 자세에서도 정확한 러닝 스로로 마무리했다.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유격수 방면에 치우친 타구였지만 김하성은 베이스를 넘어가는 폭넓은 수비 범위를 뽐냈다.
김하성은 3회 초 2번째 타석에서 멀티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유간을 빠져나가는 중전안타를 신고한 김하성은 연속 안타 기록을 15경기로 늘렸다. 이어 다시 한 번 2루를 훔쳐내며 시즌 27호 도루를 기록했다. 김하성이 한 경기에서 3개의 도루를 성공한 것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하지만 득점권을 만든 김하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추가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시애틀이 3회 말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든 이후 김하성은 5회 3번째 타석에서 체크스윙 삼진, 7회 중견수 뜬공으로 아쉽게 물러났다.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된 경기는 8회 말 시애틀이 칼 롤리의 투런포로 균형을 깼고 타이 프랑스와 케이드 말로우가 적시타로 2점을 보태 1-5로 균형의 추가 기울었다.
샌디에이고는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2사 1, 2루 득점권 찬스까지 만들어 마지막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9번 타자 트렌트 그리샴이 출루에 성공했다면 김하성의 5번째 타석이 돌아올 수도 있었지만, 결국 그리샴은 삼진을 당했고 경기는 1-5 샌디에이고의 패배로 끝났다. 1회 김하성이 원맨쇼로 만들어낸 점수가 이날 샌디에이고의 유일한 점수였다.
하루에만 3개의 도루를 추가하며 시즌 27도루를 기록한 김하성은 내셔널 리그(NL) 도루 부문 공동 4위까지 뛰어올랐다. 메이저리그 전체 순위에서도 공동 8위로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김하성은 이미 추신수(SSG 랜더스)가 2010년 기록했던 22도루를 뛰어넘어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써가고 있다. 앞으로 김하성이 6개의 도루를 추가한다면 2007년 마쓰이 가즈오(32도루)를 넘어 아시아 내야수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편, 같은 경기에 7번-지명타자로 출전했던 최지만은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뒤 6회 초 공격 때 게릿 쿠퍼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4연패에 빠진 샌디에이고는 시즌 55승 60패(승률 0.478)를 기록, NL 와일드 카드 커트라인 마이애미 말린스(60승 56패 승률 0.517)와 격차가 4.5경기로 벌어졌다. 7연승을 내달린 시애틀은 62승 52패(승률 0.544)로 아메리칸 리그 와일드카드 커트라인 토론토 블루제이스(65승 51패 승률 0.560)를 2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