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마약 중독자”... 트럼프가 머스크에 등돌린 몇 장면
컨텐츠 정보
- 6 조회
- 0 추천
- 목록
본문
“대단한 마약 중독자”... 트럼프가 머스크에 등돌린 몇 장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선 1등 공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동맹 관계가 파국에 이르면서 결정적 계기가 된 장면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잦은 돌출 행동을 감행해왔던 머스크는 백악관 실세들의 눈 밖에 나게 됐고, 최근 머스크의 발언 수위가 선을 넘자 그를 두둔해오던 트럼프마저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7일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관계자 17명을 인터뷰해 두 사람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결정적 계기에 대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트럼프는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공개 비난을 퍼붓는 것에 대해 의논했다. 그는 측근들에게 머스크를 ‘대단한 마약 중독자’로 부르며 머스크의 약물 사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동맹 관계는 지난 2월부터 균열이 시작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팀은 지난 2월 연방정부 직원 전체에 주간 성과 보고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발송했고, 이는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조차 사전 통보받지 못한 일이었다. 특히 일부 연방 지방법원 판사들과 기밀 정보 취급자들에게도 이메일이 발송되면서 문제가 더욱 커졌다. 이 사건으로 머스크가 정부 기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지게 됐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백악관의 실세라 불리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 사건을 계기로 머스크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1일 위스콘신 주 대법원 선거에서 머스크가 지원한 보수 성향의 후보가 참패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이후 머스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공개 비판하는 등 무역 정책팀과도 갈등을 빚었으며, 4월 중순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백악관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에 따르면 두 사람은 국세청장 대행 인사 문제로 설전을 벌이다가 머스크가 어깨로 베선트의 흉곽을 들이받았고 베선트도 이에 맞서면서 주변인들이 말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소식을 듣고 ‘이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4월 말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며 백악관 업무에서 물러나자 백악관 인사들이 공세에 나섰다. 세르지오 고르 백악관 인사국장은 NASA 국장 지명자이자 머스크의 측근인 재러드 아이작먼의 과거 민주당 후보 기부 내역을 트럼프에게 보고했다. 트럼프의 오랜 보좌관이었던 그는 그동안 백악관 인사 문제를 두고 머스크와 의견 차이로 갈등을 빚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머스크에게 보복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트럼프가 아이작먼의 지명을 철회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트럼프는 머스크를 위한 공식 송별회를 열어주며 대외적으로는 우호적인 모습을 연출했지만, 머스크가 자신의 핵심 정책인 감세 법안을 비난하자 인내심을 잃었다. 트럼프는 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머스크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우리(관계)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7일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머스크)와의 관계는 끝났다” “그는 매우 무례하다. 대통령직을 모욕해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결별을 선언했다.
현재 머스크는 트럼프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 연루됐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신당 ‘아메리카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화해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과 같을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도 “머스크의 대통령 공격은 큰 실수”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