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명예 도전 “자존심 회복 결의”…울산, 도르트문트전 마지막 승부

뜨거운 햇살 아래, 선수들은 마지막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미 탈락이 확정됐지만 자존심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듯, 울산 HD는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증명하려 한다. 승점 한 점의 무게와 명예, 그리고 팬들의 기대가 모두 울산의 어깨를 짓누른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이 2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K리그 대표 울산 HD는 상대 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강호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한판 승부에 나선다. 앞선 1, 2차전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 플루미넨시(브라질)에 연달아 패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번 클럽월드컵은 조별리그 내 1승만 거둬도 200만달러(약 28억원), 무승부도 100만달러(약 14억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만큼, 실리와 명예 모두를 잡는 마지막 도전에 총력을 기울인다.

특히 세계 정상급 UCL 8강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울산 김판곤 감독은 주축 선수들을 고스란히 내세워 K리그 대표다운 투혼을 보여줄 계획이다. 플루미넨시와의 2차전에서 슈팅 수 10-25, 점유율 30-70으로 크게 밀렸던 울산은 “세계와의 격차”를 절감했다. 이에 따라, 울산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더욱 집중력 있고 단단한 조직력을 앞세워 반전을 노린다. 도르트문트 역시 조별리그 최종전에 사활을 건다. 현재 1승 1무(승점 4)로 조 2위인 도르트문트는, 이날 울산에 패하고 마멜로디가 플루미넨시를 제압하면 조 3위로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할 수 있다. 이 팀의 최대 공격수는 세루 기라시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득점왕 출신의 날카로움을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세계적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의 동생 조브 벨링엄이 새롭게 합류해 팀 전력에 신선함을 더한다.

울산의 '희망'으로 꼽히는 선수는 골키퍼 조현우다. 도르트문트 구단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조현우를 주목해야 할 선수로 이름 올릴 만큼, 그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그 기운으로, 울산 팬들에게도 마지막까지 희망을 드리고 싶다. 충분히 도르트문트를 이길 수 있다”고 각오를 보였다. 변수는 혹서다. 3차전 킥오프 시간은 현지 오후 3시로, 선수들은 30도 중반의 뜨거운 피치 위에서 체력을 소진하면서도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이로 인해 도르트문트는 앞선 경기에서 교체 선수들을 전반에 라커룸 대기시키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울산은 이날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귀국해, 광주FC와 코리아컵 8강전을 준비해야 한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울산 구성원들은 팬들과 K리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포기 없는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