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동안 남수단을 이끌고 있는 살바 키르(72) 대통령이 바지에 소변 실수를 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진 후 남수단 언론인들이 실종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확인 결과 남수단 언론인 6명이 국가안보국에 체포돼 구금됐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CPJ는 남수단 국영방송(SSBC) 통제실 담당자와 촬영기자 및 책임자 등 6명이 승인받지 않은 촬영물을 공개한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CPJ는 “당국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임의로 언론인을 가둬온 그간의 관행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키르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진행된 남수단 도로 기공식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던 중 소변을 보는 실수를 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지팡이를 짚고 있는 키르 대통령의 다리 사이로 액체가 흘러내리면서 이 부분만 바지가 젖었다. 해당 액체가 계속 흘러 뒷사람 발에 닿을 정도가 되자 키르 대통령도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자신의 바지를 확인했고, 카메라도 다른 곳을 향했다.

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면서 그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CPJ는 “남수단 당국은 SSBC 직원 6명을 조건 없이 석방하고 이들이 어떠한 협박이나 체포에 대한 추가적인 위협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체포되거나 구금된 언론인은 없다고 했던 남수단 언론인연합(UJOSS)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구금된 언론인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UJOSS는 “전문적인 위법행위나 공격의 증거가 있다면 당국은 공정하고 투명하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행정적, 사법적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라”고 했다.

기독교와 토착신앙을 믿는 남수단은 2011년 아랍 이슬람계가 다수인 수단에서 독립했다. 석유 자원이 풍부하지만, 내전의 고통이 크다. 키르 대통령은 독립 후 12년 동안 통치를 이어오고 있으나 야당 탄압과 부정부패 문제로 비난을 받아왔다. 그의 집권 이래 남수단에서는 단 한 차례의 선거도 치러지지 않았으며 내년에 첫 선거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