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사칭 온라인 카지노에 비상

한눈에 보기엔 공식처럼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랜드 로고 및 리조트 사진, 공인 라이선스 인증 문구까지 완벽히 갖췄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작된 사기극이었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로서 25년간 공신력을 쌓아온 강원랜드의 이름이, 정권 교체기 혼란을 틈타 악용됐다. 이것은 단순한 도박사이트 개설이 아닌, 정부를 사칭한 대담한 금융·심리 범죄다.

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말부터 각종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와 메신저 앱(텔레그램,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강원랜드 온라인 카지노 홍보 메시지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홍보 메시지에는 ‘강원랜드 공식 모바일 앱’, ‘문체부 인허가’, ‘정식 라이선스’ 문구가 큼직하게 박혀 있었다. 사이트는 앱 형태로 위장돼 있었고, 정부에서 공식 인허가를 받은 것처럼 현혹하는 화면까지 조작됐다.심지어 이벤트까지 치밀했다. “최대 700% 환영 보너스 지급!”, “지금 접속하면 무료 스핀 기회 제공!”

이를 접한 강원랜드 고객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혼란스러웠다. “설마 강원랜드가 온라인 카지노를?”

이번 사건은 강원랜드 개장 이래 최초로 발생한, 이름과 브랜드를 정면으로 사칭한 불법 도박 범죄다. 사기 조직은 강원랜드의 공공성과 정부의 신뢰를 ‘미끼’로 국민을 노렸다.강원랜드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온라인 카지노를 개설할 권한 자체가 없으며, 모든 온라인 도박 활동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현재 경찰에 고발 조치를 마쳤고, 접속 차단 및 플랫폼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정치적·행정적 전환기에는 정부와 기관의 대응력이 일시적으로 느려질 수 있다는 점, ‘공식’이라는 말에 사람들의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진다는 점까지 악용됐다.

도박 예방 NGO ‘도박없는학교’의 조호연 교장은 “공기업과 정부 로고까지 악용했다는 점에서, 이건 단순 범죄가 아니다”며 “국민의 신뢰를 인질로 잡은 심리전 수준의 범죄”라고 말했다. 또한 “페이스 북 확인결과 최소 수억원대 이상의 SNS 광고를 쏟아 붓고, 카카오페이 등 국내 금융망까지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학부모들과 함께 충전계좌 및 사이트 추적에 나서 근절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