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전쟁’에서 국경 분쟁으로, 흔들리는 태국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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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전쟁’에서 국경 분쟁으로, 흔들리는 태국 정세
태국의 최연소 총리 패통탄 친나왓이 불과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결정적 계기는 ‘캄보디아 삼촌’이라 불렀던 훈센 전 총리와의 사적 통화 유출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태국 카지노 합법화 정책과 이를 둘러싼 막대한 이권 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 정치·외교 갈등이 국경 무력 충돌로 번져나가면서 동남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태국은 지난해 카지노 합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관광객 증가와 연간 최대 2,400억 바트의 세수 확보가 기대되며, 태국 경제의 돌파구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는 국경 너머 캄보디아 경제에 직격탄이었다. 포이펫과 바베트 등 접경 카지노 도시의 매출 대부분이 태국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훈센 가문은 수십 년간 카지노 산업을 정치 자금원으로 활용해 왔다. 태국의 법안 추진은 곧 훈센 가문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었다.
지난 7월, 태국군의 지뢰 사고와 이어진 캄보디아군의 포격은 단순한 군사적 사건이 아니었다. 발단은 패통탄 총리와 훈센 전 총리 간의 갈등, 그리고 그 배경에 자리한 카지노 산업의 이해관계였다. 태국 내 합법화 움직임은 캄보디아 카지노 몰락을 예고했고, 훈센은 정치적 압박을 위해 통화 태국 총리가 자국군을 험담하는 녹취를 유출했다. 이후 태국 내 반발이 거세지며 정국은 급속도로 보수화·군사화됐고, 결국 패통탄 총리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해임됐다.
무력 충돌이 나흘간 이어지는 동안 민간인 35명이 사망하고 26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긴박한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태국 권한 대행과 캄보디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휴전을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를 자신의 최대 외교 성과로 홍보하며 “내가 평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즉각 성명을 내고 양국의 합의를 환영하며, 휴전 준수를 강력히 촉구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갈등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태국 카지노 합법화는 국내 관광 산업과 안전 카지노 시장에 직접적 경쟁 압박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 관광객 다수가 동남아로 향하고 있는 만큼, 태국 카지노가 합법화될 경우 한국 내 관광·레저 산업은 매출 감소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동시에 동남아 정세 불안은 한국 기업들의 현지 투자에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중재가 단기적으로 불안정을 완화했지만, 근본 갈등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한국 역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기적으로 태국 카지노 산업이 제도권에 편입될 경우 한국 자본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지만, 단기적인 정치적 변수와 외교적 긴장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 관광·레저 업계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확대 조치로 한숨 돌리고 있다. 중국 관광객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태국 카지노의 도전이 당장 국내 시장에 치명적인 타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